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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JODAE. INTERVIEW
  • 2020-05-25 14: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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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잘 그리고 잘 먹고 잘 사는 거”

< 인터뷰어,촬영 : 오승재 / 인터뷰이 : 조대연(JODAE) >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그래피티와 스트리트 아트 작업을 하고 있는 조대라고 한다.


조대(JODAE)라는 이름이 다른 아티스트 예명과는 조금 달라 어색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친숙하기도 한 것 같다. ‘조대’라는 태그 네임을 짓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친구들이 이름을 편하게 부르다 보니 이름의 앞에 두글자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입술이 큰 탓에 조대+오뎅을 합쳐 ‘조댕’이라 불렸는데, 자연스럽게 조대로 바뀌었다.

그 이후로도 여러 개의 이름들이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불러주던 별명을 태그 네임으로 사용하고 있다.

 


 

 

 

 

작품들을 보면 토속적이기도 하며 스트리트 문화의 무드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피티를 해오며 노하우가 쌓이며 주로 사용하는 선들이나 패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린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싶었다.

잘 그린다거나 의미를 담는다는 부담감 속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릴 수 있는 표현의 수단만 생각하고 싶었다.

형태의 미에 집중하기보다는 펜을 잡고 나타내는 원초적인 표현에 집중하다 보니 토속적인 이미지가 나왔고, 그때 그걸 본 친구가 괜찮다는 응원을 해주었다.

그 날을 기점으로 샤머니즘적인 캐릭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 그래피티를 시작으로 아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그래피티 문화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그래피티를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고등학교 땐가? 힙합이라는 만화책으로 그래피티를 접했다. 당시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적극적이었던 친구가 먼저 시작하는 것을 보고 같이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당시엔 그래피티 문화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지만, 이제 그래피티는 우리 주위에서 찾아보기 쉽다. 

단순히 관심이 있냐 없냐 그 차이다. 그래피티의 룰과 습성들에 대해 찾아보다 보면 여지껏 느끼지 못했던 매력을 느끼고 충분히 흥미를 가질 수 있다.

그래피티는 보통 문이나 벽을 도화지 삼아, 스프레이를 붓 삼아 작업하는데, 조대 작가는 그 반대다. 한지와 먹, 붓을 고집하는 이유라도 있는지?

아니다. 스프레이를 더 좋아하고, 거리를 벗 삼아 다니는 걸 지향한다. 우리나라의 스프레이는 가격은 싼 편이지만 발색과 칠해질 때 두께감이 외국산 스프레이와 다르고 가격차이도 많이 난다.

 먹과 한지를 선택하게 된 건 단순히 스프레이 살 돈이 없어서. 또 먹과 한지가 값싸고 보관하기 편안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스프레이를 살 돈이 넉넉하거나 다른 선택을 할 여유가 있었더라면 또 다르게 변했을지도 모른다. 그저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갈수록 그래피티 문화를 점점 찾아보기 힘들다고 느낀다. 조대 작가가 느끼기엔 어떤지?

그래피티 라이터의 삶은 그래피티 자체를 즐기거나 아니면 ‘인테리어 업자’ 또는 ‘그래피티 팝스타’가 되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몇 년 사이에는 돈이 된다는 이유로 그래피티를 하는 친구들이 타투이스트로 전향하는 경향들이 있었는데 그런 점들을 보며 ‘단순히 돈이 되지 않아서.’ 라고 느꼈던 적이 있었다.

단편적인 예를 들어 얘기 한 것이지만, 자신의 그림을 그리며 그림의 댓가를 받는 행위 자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기성세대들에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저 ‘낙서’라는 시선이 아직도 자리 잡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도 그런 시선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이들은  동네에 스프레이로 그림이 그러져 있으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세상은 공존하며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다양한 아티스트와 진행한 기획전을 포함해 FENDI(펜디)와 두 번째 작업, MOUNTAIN DEW(마운틴 듀) 캔 디자인 캠페인 등 여러 브랜드와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으로 점점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나?

아직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최근 펜디와 두 번째 작업을 마친걸로 알고있다. 국내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다. 펜디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처음부터 작업할 계획은 없었다. 인스타그램에 #ITAEWON 이란 태그를 남겼는데 @ITAEWON 이라는 친구가 나를 팔로우 하며 메세지를 보내왔다.

피드에 있는 작품을 본 ‘이태원’은 한국인 아티스트를 찾던 에이전시를 나에게 소개해주었다.

그 후 펜디와 첫 번째 작업을 하게 되었고, 후에 작품을 좋게 봐주었는지 다시 펜디에서 연락이 와서 두 번째 작업을 진행했다.

 그림을 거꾸로 그리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처음 보여준 시안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와 만족스럽다.

 


The Ring of The Future / 조대

 


 

 

 


최근 무신사(musinsa.com)에서 진행한 ‘아티스트 인비테이션 컬렉션’ 에 참여해 ‘LMC’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컬렉션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월세가 필요했다. 매번 인터뷰 내용에서 이야기하는 대목이지만 대부분 업체에서는 제대로 된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다.

예산에 맞춰서 진행하고 제시한 금액에 맞춰서 일을 한다. 이 부분은 우리가 생각해봐야 될 문제다. 말로만 하는 ‘작가님’ 보다는 작가가 일궈온 ‘아트워크’ 에 대해 더 생각해주길 바란다.



 

아티스트 인비테이션 컬렉션중 조대의 그래픽을 넣은 스웻셔츠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번 작업을 하며 LMC 와 호흡은 잘 맞았는지?

이번 작업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모르는 작업 센스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업물과 ‘LMC’가 적절하게 교집합 됐다고 할까? 이런 식의 콜라보라면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LMC 디자이너 분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앞으로 새로운 프로젝트 혹은 협업 계획이 있나?

홍대에 위치한 ‘호미화방’에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 여담이지만 5년 전  호미화방 정문 셔터에 내 그림을 그린 적이 있는데 얼마 전에 사라졌다.

난 거리를 다니며 그렸던 그림이나 태깅을 기억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림이 사라지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부자연스러웠구나’라고 생각을 하며 여러 생각이 드는 와중 화방에 방문했을 때 사장님이 나를 기억해주고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셨다.

정문 셔터를 새 셔터를 교체를 했다는 말과 함께 다시 그림을 그려주지 않겠냐며 부탁을 하셨다. ‘내가 해왔던 행위 자체들이 틀린 게 아니었구나.’ 라는 위로를 받았다.

그 자리에 다시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하니 벌써 기분이 좋다.


사람들의 기억 속 조대는 어떤 아티스트로 남길 바라는지?

당장 그림에 집중을 하며 활동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 여자친구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학교를 만들고 싶다.”라는 말에  “내가 그 꿈을 이뤄줄게.”라는 말을 뱉은 적이 있다.

단순하게 시작된 말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어느새 내 꿈이 되어있었다.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지만 개인적인 꿈과 소망이기에 이루고 싶다.

‘소주 한 잔’ 뮤직비디오처럼 예전 여자친구가 학교에 놀러 오고 난 미소를 짓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앞으로 대중들에게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 이전까지 유명해져서 싼 똥의 가치를 알아봐달라는 심보로 살았는데, 이제는 나의 그림을 진실되게 바라봐 주길 바란다.

유명하고 안 유명하고를 떠나서 자신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대중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라며, 나도 전진하겠다.

 


 

@JODAE (jo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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